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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아 통합'은 악수? 잇따른 탈클레이튼 행렬에…재단 "통합에 차질 없다"

올해 상반기 주요 디앱 이탈 가속화

마브렉스·이스크라, 메인 체인 전환

통합 관련 기술적·경영적 우려 영향

글로벌확장·자금확보 위해 레이어2로

카이아, 재단 설립 후 3분기 중 출시

출처=클레이튼 재단 홈페이지출처=클레이튼 재단 홈페이지




클레이튼(KLAY)·핀시아(FNSA)의 신규 통합 메인넷 카이아(KAIA) 출시를 앞두고 올해 상반기 클레이튼 주요 프로젝트의 메인넷 이탈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 서로 다른 기술 기반을 가진 두 대형 블록체인을 합치는 과정에서 기술적·경영적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판단이다. 당초 6월 말로 예정됐던 메인넷 출시일자가 연기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은 메인넷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클레이튼 주요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들이 클레이튼 생태계를 떠나고 있다. 클레이튼 기반 게임 플랫폼을 통해 ‘A3: 스틸 얼라이브’ 등 블록체인 게임 3종을 지원하던 넷마블 마브렉스는 모든 게임을 게임 특화 블록체인 이뮤터블zkEVM으로 옮긴다. 이후 출시되는 마브렉스 게임과 게임 토큰은 이뮤터블zkEVM에서 독점 운영된다. 클레이튼(카이아)을 완전히 떠나지 않고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등을 클레이튼에서 전개하는 블록체인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지만, 클레이튼 입장에선 활성지갑수(UAW) 상위권을 차지하던 마브렉스 게임 지원 종료에 따른 출혈이 크다는 분석이다. 마브렉스가 최근 클레이튼에 예치(스테이킹)했던 KLAY를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마브렉스의 클레이튼 색채는 더욱 옅어졌다. 넷마블 관계자는 “KLAY 매도는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블록체인 이전과 별개 사안"이라며 "카이아 기반 NFT 사업은 카이아 메인넷 출시 이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디앱레이더 기준 클레이튼 체인 일일 활성지갑수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크라도 마브렉스에 앞서 지난 3월 베이스(BASE)로 중심을 옮겼다. 명목상 클레이튼과 베이스를 함께 지원하는 멀티체인 구조지만, 이스크라 플랫폼을 베이스로 이전하고 ISK 토큰을 기존 클레이튼에서 베이스 기반으로 교환(스왑)하며 클레이튼은 사실상 보조 체인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클레이튼의 최고 인기 디앱 슈퍼워크도 지난 5월 아비트럼(ARB) 지원을 시작하며 클레이튼의 영향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에선 클레이튼이 지난 1월 핀시아와 통합을 발표한 이후 클레이튼 디앱 이탈이 가속화 됐다고 지적한다. 코스모스(ATOM) 텐더민트 기반의 핀시아와 이더리움가상머신(EVM) 기반 클레이튼 생태계의 성공적인 융합 가능성에 대한 기술적인 우려가 컸다. 한 클레이튼 디앱 관계자는 “서로 다른 기술 기반의 블록체인이 완벽히 통합된 전례가 없는 만큼 두 재단의 주장대로 통합이 손쉽게 이뤄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고 전했다.

재단 출범 과정에서 대내외적 문제에 부딪혔다는 이야기가 새어나온 것도 기존 프로젝트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두 재단이 당초 6월 말로 공언했던 카이아 재단의 출범이 3분기로 연기되고 메인넷 출시도 함께 미뤄지면서 업계에선 카이아 재단 구성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카카오와 라인이라는 두 IT 거대 공룡의 블록체인 재단을 합쳐 단일 재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와 독립됐던 클레이튼과 달리 핀시아의 경우 라인넥스트라는 한국 대기업에 속해있던 직원들이 해외 재단으로 소속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반감이 있는 직원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재단 인력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탈하는 직원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디앱들이 클레이튼을 떠나 옮겨가는 이뮤터블, 베이스, 아비트럼 등이 모두 이더리움 레이어2 체인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들 디앱들이 레이어2 체인으로 이전한 이유가 클레이튼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되는 제한적인 글로벌 확장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주도로 출시된 클레이튼은 국내 시장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반면 이더리움에 기반하는 레이어2 체인은 전세계 이더리움 생태계 참여자들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최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따라 이더리움 레이어2 인기가 더욱 뜨거워지면서 레이어2 총예치자산(TVL)은 역대 최고 수준인 378억 달러(약 52조 2622억 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레이어2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디앱 유치를 위한 자금 투입도 활발하다. 클레이튼으로부터 마브렉스를 영입한 이뮤터블의 경우 마브렉스 생태계를 위해 최대 2000만 달러(약 276억 원)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클레이튼성장펀드(KGF)를 통한 디앱 투자 과정에서 횡령·배임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디앱 투자에 소극적인 클레이튼과는 대조적이다.

디앱 이탈에 따른 우려에 대해 클레이튼 재단은 카이아 출시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인넷 통합과 관련한 기술 준비는 이미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코스모스 기반 프로젝트들의 이더리움 기반 카이아 네트워크 이전·통합에 대한 중대한 기술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출시한 테스트넷을 통해 체인 단의 기술 준비는 이미 완료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단에 따르면 카이아 메인넷은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으로부터 재단 설립을 승인받은 이후 3~4주간 노드 운영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는 기간을 거쳐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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