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한국 미술 거장인 박대성 화백 작품을 볼 수 있는 ‘K 문화갤러리(가칭)’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연세대 측은 캠퍼스 안에 있는 ‘진리관’ 건물 1층 로비를 리모델링해 올 연말 'K 문화갤러리'를 개관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학교를 방문한 외국인 대학생들은 작품을 통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박 화백이 최근 자신의 대표작인 ‘불국사 설경’ ‘물위의 동굴’ ‘금강산’ ‘도자기 세밀화’ 등 작품 4점을 비롯해 그의 부인인 정미연 화가 작품 15점을 대학에 기증하기로 결정하며 본격 추진됐다. 박 화백은 “나라가 살아나려면 젊은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며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그림을 알아보고 달라는데 무얼 망설이겠느냐”고 기증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쟁 당시 왼팔을 잃은 박 화백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도 1969년부터 1978년까지 10년 동안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8차례 입선했으며, 1979년에는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박 화백의 그림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대단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술애호가인 방탄소년단(BTS) RM이 그의 작품 전시장을 찾아 MZ 세대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대학 측은 별도 건물 전체를 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은 “송도에는 아직 문화의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박대성 화백이 기증한 작품을 중심으로 갤러리를 조성해 캠퍼스를 문화의 숲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