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야, 금투세·종부세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협치 물꼬 트라


금융투자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돌연한 입장 전환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0일 당 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증시 상황을 언급하며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는 게 정말로 맞나”라고 반문했다. 종부세에 대해서는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 저항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의 금투세·종부세 언급에 대해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진정성이 있는 거라면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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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여야는 금투세·종부세를 두고 극단적으로 대립해왔다. 국민의힘은 금투세와 종부세 폐지를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나 민주당은 ‘부자 감세’ ‘재정 파탄’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방해했다. 거대 야당이 제도 개선을 가로막는 사이 우리 증시는 세계 증시 활황에서 점점 소외됐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의 시가총액이 4일 사상 처음 1000조 엔을 돌파했고 미국 나스닥지수가 10일 사상 최고치인 1만 8647.45에 거래를 마쳤지만 코스피는 이제야 2900 선에 겨우 턱걸이하려는 상황이다. 또한 내 집 한 채 겨우 마련한 중산층과 서민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촉발된 집값 급등 및 증세 여파로 수년째 종부세 폭탄을 맞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이제라도 강경론을 접은 것은 다행이지만 금투세 유예 및 종부세 재검토를 단순히 시사하는 수준을 넘어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는다면 자신의 민주당 사당화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꼼수로 치부될 수 있다. 여야 지도부와 정부는 즉시 금투세·종부세에 대한 합의안 도출에 나서야 한다. 금투세의 경우 증시 상황을 고려해 내년 시행만은 유예하는 쪽으로 중지를 모으고 폐지도 검토해야 한다. 종부세는 중장기적으로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세수 부족을 고려해 점진적 완화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잠시라도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야권 내 강경 세력 반대로 좌초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여야는 더 나아가 국회 파행을 멈추고 경제·민생을 위한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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