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할아버지로 알려진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이별한지 3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12일 에버랜드의 유튜브 ‘전지적 할부지 시점(전할시)’에는 강 사육사가 푸바오를 만나러 중국 청두로 가는 여정이 담겼다. 강 사육사와 푸바오의 재회는 워룽 선수핑 판다기지의 배려로 둘쨋날, 관람객이 모두 퇴장한 오후 5시에 이뤄졌다. 강 사육사는 야외 방사장에서 단잠에 빠진 푸바오를 보자마자 미소를 숨기지 못한 채 평소처럼 ‘푸바~옹’하며 푸바오를 불렀다. 여러 번의 부름 끝에 푸바오가 눈을 살며시 뜨고 강 사육사를 바라봤지만, 바로 다가가진 않았다. 이내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굵은 비가 내리면서 둘의 제대로 된 재회는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 날 강 사육사는 관람객 입장 전인 이른 아침에 다시 판다 기지를 찾았다. 이날 내실에서 야외 방사장으로 갓 출근한 푸바오는 눈앞에 있는 대나무를 탐색하기 바빴다. 한참을 대나무 잎에 빠졌던 푸바오는 강 사육사의 기다림 끝에 뒤늦게 알아챈 듯 그의 근처로 다가와 빙빙 돌았다. 그런 푸바오에 강 사육사는 "아유 이뻐" "푸바오 너무 잘 하고 있어"라며 강 사육사는 가까이 다가온 푸바오를 보며 감격한 듯 애정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만남의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는지, 푸바오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엔 말 없이 고개를 떨구는 강 사육사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강철원 사육사는 "4일간 중국을 다녀오면서 두 번 푸바오를 길게 만났다"며 "(푸바오가 중국을 간 지)3개월이 지났으니까 아주 안정된 상태여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계속 이동했기 때문에 계속 긴장이 연속되는 상황에 있었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자리에 안착을 한 건 15~20일 정도 지났기 때문에 아직 적응해야 될 과정이 더 남았다"며 "푸바오를 다시 놓고 떠나오기 쉽지 않았는데 주변 환경이 좋아서 오히려 적응하면 푸바오도 아마 행복한 생활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강 사육사가 돌아간 후 푸바오가 평소와 달라보인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후기도 보인다. 12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는 관람객을 뒤로한 채 바닥에 고개를 묻은 푸바오의 사진과 "할부지가 아침에 가실 때 딱 들어갔는데, 평소에 아침마다 되게 활동적이었는데 그날 아침 푸바오는 계속 엎드려 모든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고개만 까딱거리고 있더라"며 "푸바오가 슬퍼했던 거 같다. 할부지가 방금 가신 걸 다 알고 있는 거 같았다"는 글이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