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증인 출석요구를 거부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탄핵 청문회와 각종 특검법을 놓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야당의 총공세에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7월 임시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고의로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고 이를 바닥에 내던진 행위 등에 대해 고발장을 하루속히 작성하고 대상자를 특정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이달 12일 ‘윤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 청문회’에 대한 출석요구서 수령을 촉구하며 대통령실을 방문하던 중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인 데 대한 조치를 언급한 것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출석요구서를 송달하려는 법사위원들과 이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 대한 폭력 행위도 있었다”며 “대통령실 앞에 200m나 떨어진 곳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입틀막 정권’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각각 19일과 26일 1·2차로 나눠 개최하기로 했는데 여당은 이 같은 일정이 ‘원천 무효’라고 맞서고 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달 21일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청문회에서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 6인에 대한 고발 조치도 이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이 재표결 시 통과가 불투명하자 민주당은 개별 특검법의 처리 과정 없이 특검을 가동할 수 있는 ‘상설 특검’까지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제1교섭단체와 그 외 교섭단체가 각각 2명씩 추천하도록 한 특검 후보 추천위원회의 국회 몫을 야당이 모두 챙기는 국회 규칙 개정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법치를 무참히 짓밟으려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헌법 무시, 법치 파괴, 삼권분립 부정이 일상화된 민주당에 견제와 균형을 위해 특검 추천권을 여야에 분산시킨 입법 취지는 애초에 고려 대상도 아니냐”고 맹비난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상설 특검을 겨냥해 “이재명 전 대표 재판 4건의 재판장을 검찰에서 추천하면 받겠냐”며 날을 세웠다.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되자 22대 국회 개원식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앞서 8~9일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 연설도 불발된 가운데 본회의 일정 협의를 두고 여야 원내지도부 간 치열한 수싸움만 전개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