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숨은 부채’가 최대 1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중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숨은 부채 규모를 7조~11조 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원화로 환산하면 9600조~1경 5100조 원에 이른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인프라 조성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빚으로 중앙정부 부채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방정부는 직접 채권을 발행할 수 없는 까닭에 특수목적법인(LGFV)을 세워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 때문에 공식 장부에 드러나지 않아 숨은 부채로 불렸는데 중국 내 부동산 경기가 갑자기 꺼지면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쌓이는 부채는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WSJ는 “부채 총액은 알려지지 않고 자금 조달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에 베이징(중앙정부)에서도 모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경제학자들은 부채 중 8000억 달러가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다고 설명한다”고 했다. 리서치 업체 로디움이 지난해 2900여 개의 LGFV를 검토해본 결과 이 중 약 20%만 단기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더미 규모는 향후 더 불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차입으로만 버텨온 LGFV가 상당하다는 진단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전역의 LGFV 부채가 2022년에서 2028년까지 6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정부가 나서서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있다. 디폴트 등 채권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금융권이 직격탄을 입을 수 있지만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건전하지 못한 차입을 장려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부채 문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WSJ는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다가오는 위협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중국 경제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