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승세를 달리면서 주요 금·은 ETF 대비 최대 3배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금 가격의 상승 가능성이 높은 데다 주식 배당까지 지급하는 금 채굴기업 ETF가 효과적인 금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금 자체가 아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최근 한달 동안 18.51% 상승해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전체 ETF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ACE KRX금현물’(7.22%), ‘TIGER 금은선물(H)’(6.51%), ‘KODEX 은선물(H)’(6.26%), ‘TIGER 골드선물(H)’(5.92%) 등 주요 원자재 투자 ETF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금선물 가격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11.94%) 보다도 7%포인트(P) 웃돈다.
이 상품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남미 등지의 글로벌 금 채굴 기업 54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ETF로 ‘NYSE Arca Gold Miner Index’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NH-아문디운용은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글로벌 금 채굴기업 ETF를 출시했다.
금 채굴기업 주가는 금 가격 상승시 금 선·현물에 투자하는 상품 수익률을 웃도는 경향이 있다. 금값이 오르면 이를 공급하는 기업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실제 이 상품이 담고 있는 미국의 금채굴기업 ‘하모니 골드 마이닝(Harmony Gold Mining·HMY)’ 주가는 연초 이후 80% 급등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채굴기업 수익률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이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받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베팅한 영향이다. 통상 금리가 내리면 채권 등 시장 금리가 떨어져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금의 매력이 커진다. 여기에 지난 주말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사건으로 시장의 불안이 커진 점도 안전자산 투자를 유인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금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층 높아진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금은 달러를 대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유일한 준 기축통화로 부각되고 있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이 하방경직성을 높여주고 있어 9월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면 ETF 등 투자금 확대로 금 가격 강세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금 가격 상승시 더 높은 폭으로 오르는 채굴기업 ETF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특히 일반적인 금 선·현물 ETF가 이자나 배당이 없는 반면 금 채굴기업 ETF는 채굴기업 주식에 투자해 정기적으로 배당에 따른 분배금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금 채굴기업 주가는 금 채굴과 가공에 따르는 고정비 등으로 금 가격 대비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투자 시 유의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