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日 ‘천재 바둑소녀’ "공격형 바둑 배우러 한국 왔죠"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인터뷰

5년전 10살때 최연소 프로기사 입단

침체기 日기원서 올 3월 전격 이적

실력은 한국이 으뜸, 배울게 많아

우상 박정환 9단과 대국 기억 남아

'평택브레인' 팀주장役 최선 다할것

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진 제공=한국기원나카무라 스미레 3단. 사진 제공=한국기원




“한국에 오니 대국이 많아서 많은 공부가 됩니다. 일본·한국·중국 중 과거에는 일본의 바둑 실력이 높았지만 지금은 한국이 으뜸이죠. 바둑에 관해서는 한국에서 배울 게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천재 바둑 소녀’ ‘바둑계 요정’ ‘바둑계 샛별’로 불리는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은 올해 15세인 앳된 소녀로 10세 때 일본 최연소 프로 바둑기사가 됐다.

한때 세계를 평정했던 일본 바둑계는 현재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최정 9단, 김은지 9단 등 남녀 바둑 스타들이 세계 최정상 자리에 서 있다. 이런 한국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스미레는 3월 초 일본기원에서 한국기원으로 전격 이적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3개월 만인 6월 전북 남원에서 열린 제7회 국제바둑춘향선발대회에서 오유진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 바둑 소녀의 면모를 보였다.



1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스미레는 바둑춘향선발대회 우승에 대해 “당시 4강에서 허서현 4단을 이기고 결승에 올라가 그 자체에 만족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못한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미레는 바둑춘향선발대회에서 한복을 입고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는데 한복 착용은 대회 주최 측 규정에 따른 것이고 이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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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열린 제7회 국제바둑춘향선발대회에서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기원6월 열린 제7회 국제바둑춘향선발대회에서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기원


그는 바둑 프로기사인 아버지 나카무라 신야 9단과 바둑사범인 어머니 나카무라 미유키 씨 덕분에 자연스럽게 바둑을 접했다. 스미레는 “3세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어린이 바둑 교실에서 공부를 했다”며 “일본에서는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고 이제 한국에서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바둑을 공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미레는 현재 한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고 아버지는 일본에서 대회가 없을 때는 한국에 온다고 한다. 우리말이 유창한 그는 “8세 때부터 한국을 자주 방문해 이때부터 한국어 독학을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말이 많다”며 “한국의 사범이나 동료들과 대화하면서 한국어를 계속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데 특히 김치찌개와 불고기, 닭갈비를 즐겨 먹는다”면서 “한국에서 만난 사범님과 동료 기사들 모두 친절하게 대해줘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도 전했다.

스미레의 롤모델이자 우상은 한국의 박정환 9단이다. 그는 한국으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3월 11일 박정환과 대국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박정환에게 패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스미레는 “박정환 9단과 대국에서 너무 긴장해 초반부터 이상하게 뒀다”며 “박정환 9단은 공격적이면서도 수싸움을 잘하는데 그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고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1일부터 시작돼 장장 5개월간 열리는 2024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에 평택브레인시티의 주장으로 나섰다. 6월 말 평택도시공사가 창단한 평택브레인시티는 안형준 5단이 감독을 맡았고 스미레를 비롯해 김주아 3단, 고미소 2단, 리샤오시 5단으로 선수를 구성했다.

스미레는 “내가 주장을 맡을 실력은 아닌 것 같은데 주장이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 “평택브레인시티가 신생팀이지만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노력하고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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