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료까지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이 만성적인 과당경쟁 상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3일 배달 플랫폼 사업자와 시용 사업자 간 상생협의체를 출범한다. 정부는 사업자가 일부 배달료를 지원하면 나머지 금액의 특정 비율을 예산으로 메워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자들이 배달 기사(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만 보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재부 예산실이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 협의 중이다.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월 20만 원씩 전기료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그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달 수수료까지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 번 지원책을 만들면 관련 재정지출이 밑도 끝도 없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과도하다는 분석이 많다. 정치적인 부담만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으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 대책’을 함께 발표했는데 이 안에는 정책자금 상환 일제 연장과 지역신용보증재단 전환 보증 신설, 임대료 감면 연장 등이 담겼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 관련 대책은 산업 정책과 복지 정책의 성격이 섞여 난도가 높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자영업자 지원책이 과도해 오히려 전직 지원을 통한 폐업 유도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