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신축 입주 몰린 강남 3구·용산, 집값 자극하나

내년말까지 6.4만가구 중 25%

서울 신축 아파트가 시세 주도

가격 상승세 더 가팔라질 수도

노도강·금천·관악 6%대 그쳐

지역별 가격차는 더 벌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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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까지 서울에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 4가구 중 1가구는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들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공급 물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처럼 물량이 상급지에 쏠리는 상황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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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서울에서 입주가 예정된 주택 물량은 6만 3747가구(청년안심주택 제외)로, 이 중 25.10%인 1만 6001가구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명 ‘노도강’과 관악·금천구에 들어서는 물량은 6.60%인 4208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집값이 비싼 지역에 입주 물량이 쏠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는 신축이 시세를 이끄는 게 통상적”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일 때 강남 3구와 용산구 등과 같이 집값이 비싼 지역에 입주 물량이 몰리면 주변 시세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와 입주권 가격이 시세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입주물량이 강남 3구 등과 같은 특정 지역에 몰릴 경우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더욱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공급물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시의 기조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비싼 지역에 물량이 몰리면서 상승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분양되는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만 여전히 현금이 최소 10억 원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 들”이라며 “소수를 제외하고는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이들 지역의 공급 물량을 늘려 집값을 안정화한다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가와 별개로 인근 단지의 시세가 실제 집값을 결정하는 만큼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가격 안정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달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접수를 받는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4㎡ 분양가는 약 21억~22억 원 선이지만, 인근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의 호가는 39억~45억 원이다.

이미 자치구 간 입주물량 차이가 크게 벌어졌던 상황에서, 앞으로의 입주물량 차이가 가격 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2023년 강남 3구와 용산구 입주물량은 3만 1858가구였던 반면, 노도강과 금천·관악구 입주물량은 6326가구로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도 공사비 인상과 추가분담금 이슈 등으로 노도강처럼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지체돼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축 아파트가 사실상 시세를 판가름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물량 차이가 더 벌어지면 가격 차이도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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