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042660)이 HD현대중공업에 이어 함정 유지·보수(MRO)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을 획득했다. 특수선 분야 라이벌인 양 사가 국제적으로 함정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연 20조 원 규모의 미국 MRO 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MSRA는 미국 정부가 높은 유지·보수 품질과 기술을 갖춘 조선 업체와 맺는 인증 협약이다. 이번 협약으로 한화오션은 향후 5년간 미국 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한화오션은 1월 MSRA를 신청했고 4월 말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실사를 거쳐 최근 최종적으로 협약 체결에 성공했다.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MSRA 인증 기간을 7개월로 대폭 단축했다. 한화오션은 회사가 보유한 함정 기술력과 정비 관련 인프라 등이 미 해군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 인수한 필리 조선소를 미국 함정 시장 진출과 MRO 수행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 역시 성명서를 내고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가 미국 해양치국의 판도를 뒤집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을 기반으로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 역시 이달 초 MSRA를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미 해군으로부터 국내 수상함과 잠수함의 기술력 및 납기 능력 등을 인정받고 있는 데다 조선 인프라가 취약한 미국 현지 사정과 맞물려 K조선의 MRO 사업 진출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