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논란을 잠재울 카드로 두산밥캣의 자사주 소각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두산밥캣은 향후 모회사가 되는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이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합병법인의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 상승을 꾀하고 ‘자사주의 마법’이라 불리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해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9월 2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확보하는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는 방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합병 비율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두산밥캣 1주에 두산로보틱스 0.63주가 배정되는데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두산은 합병 성공을 위한 회심의 카드로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두산로보틱스 신주로 발행되는 물량이 줄어들면 향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해 기존 두산로보틱스 주주는 물론 주식을 교환받은 두산밥캣 주주까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사주가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일반 주주는 불필요하게 주주권이 희석될 리스크를 안게 된다”며 “자사주 소각은 지배구조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물론 합병법인에 대한 두산밥캣 주주들의 지분율도 높여주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