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범수 카카오(035720)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시세 조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약 4시간 만인 오후 6시께 종료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총 4일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400억 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검찰은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불러 20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인 뒤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시세 조종 공모와 관련해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구속영장 청구 이튿날인 18일 열린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 참석해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이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올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한 혐의로 4월 구속기소된 지모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도 이날 보석으로 석방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보석 조건으로 1억 원의 보증금을 내고 주거지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지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