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아프리카에서 의사 4000여 명을 양성하고 병원을 설립하는 등 현지 의료 시스템 구축에 헌신한 유덕종(사진) 에티오피아 세인트폴병원 밀레니엄 의과대학 교수가 JW성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JW그룹의 공익재단인 JW이종호재단은 제12회 JW성천상 수상자로 유 교수를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JW성천상은 JW중외제약(001060) 창업자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 존중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된 상으로 인류 복지 증진을 위해 음지에서 공헌하며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해 시상한다. 올해 JW성천상 시상식은 9월 25일 경기도 과천시 소재 JW사옥에서 열릴 예정이다.
JW이종호재단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프리카 지역에서 참된 인술로 생명 존중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유 교수를 JW성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는 1984년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해 경북대병원 내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1988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슈바이처처럼 아프리카 의료 선교의 꿈을 키워온 유 교수는 1992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1기 정부 파견 의사로 우간다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우간다 마케레레대 부속병원인 물라고병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유 교수는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인한 합병증 환자 치료에 집중했지만, 항생제와 수액 같은 의약품은 물론 혈압계와 체온계 같은 기본 진단 장비도 턱없이 부족했다. 유 교수는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2002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데스다클리닉을 열었다. 이후 난민촌과 빅토리아호수 내 섬 지역 등을 방문하며 무료 진료를 시행했다. 2005년 물라고병원에 호흡기내과를 창설해 환자를 진료하며 의료진 양성에도 힘썼다.
우간다에서 지낸 23년 동안 현지 의대생과 내과 전공의들을 교육해 2000여 명의 의사와 100여 명의 내과 의사를 배출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책임감을 가진 의사가 최고의 의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책임감을 가진 의사가 되도록 교육했다. 그의 제자들은 이후 우간다 의학계 전반에서 활동하며 보건부 장·차관으로도 활약했다.
2015년 에스와티니 기독대학에서 10개월간 의대 설립 학장으로 활동하며 의대 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데 일조했다. 2016년에는 에티오피아 짐마에 위치한 짐마대학병원에서 8년간 근무하며 환자 치료와 의료 환경 개선 활동을 이어갔다.
이성낙 JW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유 교수는 아프리카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다양한 지역에서 현지 의료 시스템 개선과 의료인 양성을 이어가며 생명 존중 정신을 계승하는 JW성천상 제정 취지에 적합해 제12회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