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한 가운데, 현지 유력 언론들은 민주당이 대선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선을 통해 지지자들의 결속력을 높이는 가운데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이 물러났으니 민주당은 이제 개방적인 절차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WP는 해당 글에서 “커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대안일지도 모르지만, 경쟁적인 전당대회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WP는 그러면서 “바이든의 결정은 그의 당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 지도자들 간의 경쟁적인 지명 과정을 통해 미국 정치 전반에 ‘리셋’의 기회를 만들었다”며 “2008년 버락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이 마라톤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기간에 그와 치열하게 경쟁했기 때문에 더 강력한 후보였고, 어쩌면 더 나은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종류의 심사 과정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이 티켓의 정상을 차지할 경쟁자들을 면밀히 살펴볼 시간은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은 용감한 선택을 했다. 민주당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사설로 공개 경선을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와 붙어 이길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있다”며 “늦긴 했지만, 8월 19일 당의 지명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유력 후보들을 공개 검증에 밀어 넣어 후보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중적 지지를 구축할 시간은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리스 부통령 외 다른 후보를 고려할 수 있는 ‘개방형 전당대회’(open nominating convention)을 제언했다. 다수가 입후보해 공개적으로 경쟁을 벌이고 전당대회에서 현장투표를 통해 새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WSJ은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의미하지만 민주당이 트럼프에 맞설 가장 강력한 후보를 찾으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내놓지 않아 공개 경쟁을 희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