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관련 피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정부가 해결 방안 모색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자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도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 및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지도에 나섰다. 티몬·위메프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 역시 서울경제신문에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위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티몬이나 위메프가 자구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소비자가 피해를 구제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선 사례를 보면 수년간의 법적 소송을 진행한 일부 고객만 겨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 구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을 위한 분쟁 조정 절차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기본법상 50인 이상이 피해를 보면 집단으로 분쟁 조정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원의 배상 권고는 강제력이 없어 업체가 불응할 경우 신속한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사태 수습을 강조하면서 정부도 긴급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피해자 구제책 마련에 나섰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소비자 피해 문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및 분쟁 조정 기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다만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문제에 대한 공정위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미정산 문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라 공정거래법으로 직접 의결이 어렵다”고 답했다.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가능하지만 공정위 소관 법령으로 티몬과 위메프를 조사해 제재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도 티몬·위메프 측과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티몬·위메프에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e커머스와 판매자·소비자 등 3자가 연결돼 있어 법률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 역시 최근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티몬·위메프 측과 해결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 대표는 사태 대응 방안을 묻는 본지의 문자메시지에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상황을 안정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 대표는 “지금은 위기 대응을 하느라 매우 바쁜 상황”이라며 “향후 시간이 나면 이번 사안에 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큐텐의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서 정산 지연 문제가 터지자 싱가포르에 체류하던 구 대표는 최근 국내로 급히 귀국했다. 이후 티몬·위메프 대표 등 경영진을 만나며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