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위패를 모신 서울 성균관 대성전의 지붕에서 420여 년 전 건축 공사 과정을 기록한 흔적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서울 문묘 및 성균관’ 내 대성전의 지붕을 보수하던 중 1602년에 기록된 ‘상량 묵서’(墨書·먹물로 쓴 글씨)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대성전 지붕의 상량 묵서는 지붕의 중앙 칸 종도리 하부에서 발견됐다. 기다란 목재 위에는 ‘만력 29년(1602년) 10월 26일 상량 목수편수 김순억 김몽송 강향’이라는 글이 적혀 있는 데 이는 상량 날짜와 목수 이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과거 수차례 이어진 대성전 수리공사 과정에서도 상량 묵서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없다. 이번 발견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묵서는 추후 연구·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 기록에 따르면 성균관 대성전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됐고, 선조 시기인 1602년 7월에 중건 공사를 끝냈다고 전한다. 묵서에 적힌 날짜를 고려하면 3개월 정도 차이가 있는 셈이다. 적힌 목수편수(팀장 목수)도 당대 주요한 장인일 테지만 다른 곳에서 기록도 없는 점도 검토할 부분이다.
대성전 보수 공사는 2025년 2월께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종로구청은 올해 12월까지 매주 목요일에 수리 현장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