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과 관련 면책 특권을 주장한 데 대해 검찰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번 사건은 오는 9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당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지검은 이날 맨해튼 형사법원에 대법원의 대통령 면책특권 관련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기소와 관련이 없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1일 미 연방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는 주장을 일부 수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측 변호인은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의 유죄 평결을 파기해 달라고 담당 판사에게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혐의 사실과 연계된 증거가 재임기간 공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번 재판이 검찰 측의 부당한 증거들로 오염됐다면서 유죄 평결 파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연방대법원의 면책특권 결정이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재판에서 자신들이 제출한 증거 종류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증인들의 개인적인 증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직무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증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다른 많은 증거를 제시했기 때문에 유죄 평결이 유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5월 30일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34개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모두 유죄 판단을 내렸다.
사건을 담당한 맨해튼 형사법원은 오는 9월 6일까지 대통령 면책특권 관련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이번 사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판단한 뒤 같은 달 18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대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4개의 형사사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은 11월 대선 이전에 선고 결과가 나오는 유일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