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 대금 정산 및 구매자 환불 지연 사태를 빚은 티몬과 위메프의 소비자 환불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판매자 연쇄 부도의 뇌관이 될 수 있는 거액의 미정산 문제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누적 600여 건의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 이와 별도로 티몬은 26~27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협조를 얻어 다음 달 핀 발송 예정이던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건 2만 4600건, 108억 원어치의 주문을 취소했다. 주문 취소 이후 실제 환불까지 3~5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소비자 환불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프도 이날까지 3500건의 환불 절차를 마무리해 총 약 2만 9000건의 결제 취소 및 환불 처리가 완료됐다.
그동안 협조에 난색을 표했던 PG사·간편결제사가 금융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소비자 환불에는 속도가 붙게 됐다. PG사 중에서는 토스페이먼츠가 처음으로 29일 오전 8시부터 이의 제기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른 PG사들도 대부분 이번 주 내로 결제 취소나 이의 제기 신청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간편결제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이날부터 티메프에서 결제한 금액에 대해 결제 취소 및 환불 요청을 받기 시작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페이 결제 내역 페이지 스크린샷을 첨부해 결제 취소 및 환불 신청한 건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토스페이는 앞서 전날부터 토스앱·카카오톡·고객센터 등을 통해 이의 제기 신청을 받고 있다.
소비지 환불이 속도를 내면서 판매자 대금 미정산 문제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은 이달 22일 기준 위메프 195개사 565억 원과 티몬 750개사 1097억 원 수준이다. 이는 5월 판매 대금 미정산금만 산정한 것으로 6~7월 미정산분이 추가되면 규모는 더 크게 늘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판매자는 “피해자들이 공유하는 피해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5월 미정산 금액보다 7월 정산 예정 금액이 적게는 서너 배에서 많게는 수십 배 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 한 참가자는 “구영배 큐텐 대표를 구속시키고 큐텐그룹 고위 임원 자금 수사를 꼭 해달라”며 “우리한테 줄 돈이 ‘10원 한 장’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또 다른 참석자는 “(티몬이) 6~7월 말도 안 되는 할인 행사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만 올인한 것을 보면 티몬은 이미 알고 우리를 기만한 것”이라며 “금감원과 공정위의 감시 미흡도 원인이니 국가에도 책임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이 자리에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을 대상으로 임의출석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