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주가 잘 나가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각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 군비경쟁 등에 힘입어 관련 기업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불안정한 국제 관계 속에 당분간 방산주의 상승세를 점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8.04% 오른 것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047810)(6.85%), 현대로템(064350)(4.61%), LIG넥스원(079550)(3.33%) 등이 상승 마감했다. 주요 방산주가 일제히 코스피지수 상승률(1.23%)을 웃돌았다.
방산주의 강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가 한몫했다. 기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날 35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4억 원, 186억 원어치를 샀고 현대로템도 공히 100억 원씩 순매수했다.
기본적으로 방산주는 지정학적 긴장에 따라 각국이 군비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점도 군비 확장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당장 유럽의 경우 스웨덴은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서 올해 국방비를 2020년 대비 두 배가량 증액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무기 수주 증가에 따라 2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85.7% 증가한 74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증권가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인 519억 원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다.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도 21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방산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각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고 현재 빚어지고 있는 전쟁도 장기화되는 등 방산 사업에 우호적인 거시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방산 업종은 전반적인 확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전쟁 확산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며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