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위메프 회생신청] 골든타임 3개월…법조계 "ARS 기간 내 인수자 찾아야"

서울회생법원 티몬·위메프 내달 2일 심문

가액 크고 사회이슈…법원장이 직접 담당

별다른 자산 없는 이커머스 사업 특성 상  

파산할 경우 채권단에게 갈 피해 더 커져

자구책만으론 채권단 합의 불가능해

단기간 내 매각 안 될시 회생 장기화 우려도

구영배(오른쪽)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뉴스1구영배(오른쪽)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뉴스1




티몬, 위메프가 회생 절차 진입 전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자력으로 채무 변제에 나설 경우 채권단과의 협상이 불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수천 억원의 미정산금을 짊어지고 있는데다가 이커머스 기업의 특성상 처분할 자산도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외부 자금을 수혈할 인수자 확보다. 다만 단기간 내 인수자 확보가 어려울 경우 과거 ARS 프로그램에 진입했던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와 같이 별다른 소득 없이 ARS 프로그램이 종료된 뒤 회생 절차에 진입해 생존 갈림길에 서게 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티몬, 위메프의 회생 사건을 맡는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8월 2일 오후 3시부터 티몬 및 위메프에 대한 심문 기일을 연다. 가액이 크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이라는 점에서 안병욱 서울회생법원장이 직접 해당 사건을 담당한다. 이날 법원은 티몬, 위메프에 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보전처분은 티몬, 위메프의 자산 처분 및 특정 채무 변제를 금지하는 것이고,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들이 회생 절차 진입 전 회사 주요 자산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는 채권 동결 조치다.



법조계에선 구영배 큐텐 대표가 ARS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최대 3개월의 기간 동안 인수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몬, 위메프의 최대 주주인 큐텐 주식을 감자해 보유 지분을 낮추고 새로운 인수자가 자금을 유입해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이다. 이스타항공, 쌍용차 모두 같은 방식으로 회생에 성공했다.



구 대표가 ARS 프로그램 기간 내 자력으로 회생할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 다만 모회사인 큐텐도 적자 상태로 추정돼 해당 지분 매각만으로 채무를 변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해당 방안에 채권단이 100% 동의할 가능성도 낮다. ARS 프로그램은 전체 채권단이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다.

구조조정 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 방안도 불투명하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회생 자문 변호사는 "과거 쌍용자동차도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자금이 모이지 않아 사실상 불발됐다"라며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조조정 펀드가 선뜻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인수자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전반의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선 파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티몬, 위메프가 보유한 자산이 없기 때문에 파산할 시 채권단에게 갈 피해가 더 커진다. 통상 법적 파산 절차를 밟게 되는 경우 담보권자들이 우선 변제를 받고 이후에 일반 채권자들이 남은 자금을 나눠서 받는다. 티몬은 자산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돈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큐텐이 티몬, 위메프의 경영권을 포기하고 새로 인수자를 확보하는 것이 회생의 관건"이라며 "채권자가 다수이기 때문에 자구책만으론 ARS 프로그램에서 회생이 성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익명울 요구한 도산 전문 변호사는 "이커머스는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장기간 회생 절차 밟으면서 사업이 와해될 경우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라며 "ARS 기간 내에 인수자를 확보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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