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KGM)가 전기 픽업트럭인 'O100(프로젝트명)'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했지만 정부 보조금이 연초에 확정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KGM은 전기 픽업트럭을 시작으로 내년에 총 3개 신차를 국내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도 세웠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O100 출시를 올해 말에서 내년 1분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O100은 지난해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콘셉트 모델로 공개됐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전기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KGM이 O100의 출시 일정을 변경한 배경에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자리한다. 통상 연말에는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기 때문에 신차를 선보이더라도 판매를 끌어내기 어렵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은 매년 2월 중순 이후에 확정되는 탓에 연말부터 해당 시점까지 전기차 판매 공백이 발생한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전기차 구입을 미루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GM은 지난해 10월 브랜드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토레스 전기차 모델(토레스 EVX)을 출시했으나 12월까지 3개월 간 2113대(월 평균 704대) 판매로 기대에 못 미쳤다. KGM 관계자는 “연말에 새 전기차를 출시해도 보조금 문제로 안 팔리는 상황을 고려할 때 굳이 O100 출시 일정을 서두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KGM의 첫 번째 신차인 O100은 토레스 EVX(73.4㎾h)보다 용량을 높인 80.1㎾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이륜구동(2WD)와 사륜구동(4WD) 모델로 구성되며 전륜과 후륜에 각각 152㎾의 전기 구동 모터를 적용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이륜구동 400㎞ 이상, 사륜구동 370㎞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적재 중량은 당초 계획(400㎏)보다 100㎏ 늘린 500㎏으로 넉넉하게 마련된다. 기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브랜드 첫 픽업트럭인 타스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GM은 내년 말까지 O100을 포함해 총 3개 신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신차 효과로 국내외 판매량을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에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격한다. 전기차 시장의 둔화로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업체가 SUV 차량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KGM은 해당 차종을 확보하지 못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목표 연비는 국내 기준으로 ℓ 당 16㎞다.
하반기에는 코란도 후속인 KR10(프로젝트명)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시장 수요를 고려해 내연기관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등으로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한다. KGM은 올 들어 7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4.4% 감소한 7만 5813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