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가성비를 갖춘 차량 모델들도 인기를 끌었다.
4일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베스트 셀링카는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현대차 ‘그랜저IG’가 차지했다. 이는 케이카의 온라인 구매 서비스인 내 차 사기 홈서비스를 분석한 결과다. 비대면 직영인증중고차 플랫폼 리본카가 올 상반기 중고차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그랜저IG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전체 모델 중 1위를 차지했다.
경차 등 가성비 차량의 인기도 높았다. 케이카의 상위 10위 모델 중 6개의 경차 모델이 순위권에 포함됐다. 기아의 더 뉴 레이가 3위를 차지했고 6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모닝과 스파크가 이름을 올렸다. 이는 장기화된 불경기에 실용적인 소비를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리본카 역시 차급별 판매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279%, 경차는 120% 각각 상승하는 등 가성비 차량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기아 ‘셀토스’ ‘더 뉴 레이’ ‘올 뉴 모닝’ 등이 소형 SUV 및 경차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소비자의 SUV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케이카 집계 결과 올 상반기 SUV와 레저용차(RV)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 11.4% 증가했다. 캠핑 등 야외 레저 활동의 보편화와 신차 시장에서 SUV와 RV 위주로 새로운 모델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리본카 검색 순위에서도 ‘쏘렌토’ 'SUV' 등 관련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 5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차량의 인기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케이카의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가량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가격은 비싸지만 연비 효율성 측면에서 경제적이란 인식이 깔려있다. 이에 더해 고유가도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은 캐즘 현상과 안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31.5% 증가했다.
정인국 케이카 대표는 ”경기 침체로 합리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올 상반기는 실용적인 경차 모델이 높은 인기를 얻었다”며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더 다양한 차종 확보와 서비스 품질 향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