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은철 씨가 7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소재한 김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최근 폐렴·기흉 등의 증상이 있었고 10년 전에는 뇌출혈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유족들의 반응 등으로 미뤄 지병 악화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부친을 따라 왕성하게 정치 활동을 해온 동생 김현철(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씨와 달리 은둔의 삶을 살아 ‘비운의 황태자’로 불린다.
김 씨는 김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 중이던 1982년 결혼했다. 당시 신군부는 김 전 대통령이 장남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아버지 이전에 정치인”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김 씨는 결혼 후 미국으로 떠나 오랫동안 외국에 체류하며 사업을 했다. 그러나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귀국해 외부 노출 없이 조용한 삶을 살았다.
2015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차남인 현철 씨가 상주 역할을 맡았고, 김 씨는 중절모에 선글라스를 쓴 채 영결식에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3월 모친인 손명순 여사 장례식에서도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까지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 사저에서 요양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유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