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재정준칙(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정부가 이달 중 의원 입법안으로 다시 발의한다. 새 법안은 재정소요가 초과할 경우 다음해 세계잉여금 100%를 국가채무 상환에 쓰도록 명시했다. 지난 국회에서 여야가 접점을 찾은 사항을 포함한 만큼 야당을 설득하는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평가된다.
7일 정치권과 재정 당국에 따르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재정건전화법안과 별도 법안으로 사실상 재정준칙 정부안이다. 새 준칙은 추가경정예산안 요건이 발생할 경우 재정준칙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도 포함됐다. 야당 설득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대신 다음해 세계잉여금(직전 연도 회계 결산 후 남은 돈)을 나랏빚을 갚도록 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세계잉여금이 발생하면 지방교부세를 먼저 정산하는 등의 소진 절차를 거쳐 남은 잔액의 30% 이상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은 해당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리고 추가 재정소요가 발생한 다음연도에는 아예 100% 국가채무를 갚는 데 쓰도록 했다.
재정 적정성 검토 사항이 발생할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을 거쳐 국회에 보고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아울러 시행 시기 역시 ‘법안 통과 즉시’가 아닌 ‘통과 후 1년’으로 유예 기간을 넣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율이 60%를 넘을 경우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은 21대 제출한 법안과 동일하다.
송 의원 측에서 발의한 법안은 이와 비교하면 국가채무비율 관리 조항이 더욱 엄격하다. 해당 법안은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도 2% 아래로 관리하도록 했다.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47.5%로 이미 50%에 가까운 만큼 현실 적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이 요구한 사안을 반영해 국회 논의가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