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의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증시를 따라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출렁인 한 주였다. 가상자산의 전통자산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비트코인(BTC)과 금·S&P500·나스닥 상관계수는 이달 들어 모두 양수로 전환됐다.
9일 오후 12시 48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 가격은 전날 대비 7% 반등한 6만 12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도 전날 대비 6.18% 오른 약 2조 1500억 달러(약 2931조 950억 원)다. 앞서 지난 5일 붕괴됐던 2조 달러(약 2723조 8000억 원) 선을 되찾았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주가지수를 따라 크게 널뛰는 모양새다. 이번주 초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고 다음날부터 급반등한 증시 흐름을 그대로 따랐다. 증시 폭락 직격탄을 맞은 ‘가상자산 대장주’ BTC는 당일 10% 넘게 급락, 5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전세계 증시의 빠른 회복에 발맞춰 9일 6만 달러대를 회복하며 일주일 만에 23% 올랐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마찬가지로 5일 2조 1000억 달러에서 1조 7500억 달러까지 17% 급락했다 약 21% 반등했다.
가상자산과 전통자산의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BTC와 전통자산 간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상관계수도 모두 이달 들어 양수로 전환됐다. 상관계수가 양수인 경우 BTC는 해당 자산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8일 크립토컴페어·야후파이낸스 데이터에 따르면 BTC와 S&P 500 간 상관계수는 0.29다. 나스닥과는 0.091을 기록했다. 상관계수가 크게 떨어져 마이너스로 전환, 비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던 지난달과 상반된 모습이다. 가상자산은 2020년 초부터 전통자산과 대체로 동조화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이 고조되며 디커플링 양상을 보여왔다. BTC가 전통자산의 대체자산으로서 주목받은 영향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가격 회복세가 이어지기 위해 가상자산과 엔화 간 디커플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화와 BTC 가격의 상관계수는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일엔 올해 최고 수준인 0.47까지 오른 바 있다. 엔화와 BTC 가격의 방향이 같을 경우 금리가 낮은 엔화를 싸게 빌려 가상자산과 같은 고금리·고수익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거래를 뜻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줄어들게 된다. 션 파렐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디지털자산 전략 책임자는 “지난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약 0.25%로 인상한 후 대규모 청산이 일어나면서 엔화 가격이 급등하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완화된 것이 부분적으로 이번주 초 위험자산 시장의 혼란에 영향을 미쳤다”며 “가상자산 시세 회복이 이어지기 위해선 엔화-BTC의 지속적인 디커플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