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시거리가 좋은 편이에요. 국회의사당부터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보이네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 보름달 모양의 계류식 가스기구 ‘서울달’이 땅을 박차고 떠올랐다. 3분여가 지나고 130m 상공에 이르자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서울 여의도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오는 23일부터 ‘서울달’을 정식 운영한다. 서울달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야심차게 선보인 새로운 관광콘텐츠로 서울을 찾는 내·외국인이 한강과 고층빌딩으로 구성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더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당초 서울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 마련됐지만 시범 운영은 낮에 진행됐다.
서울달은 언뜻 겉모습만 보면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를 연상시킨다. 튀르키예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체험하는 카파도키아는 열기구로 가스를 연소시켜 공기를 가열해 기구를 띄우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서울달은 지름 22.5m 되는 풍선에 비가연성, 비폭발성의 헬륨가스를 채운다. 열기구보다 더 안전하고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적다는 게 서울관광재단 측 설명이다.
기구는 도르래,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 위아래로 움직인다. 한번에 20명 내외가 탑승할 수 있다. 최대 건물 43층 높이에 다다르면 7분여간 상공에 머무른다. 이때 탑승객들은 산업은행, 파크원, KBS방송국 등 여의도 일대부터 한강 너머 남산타워, 월드컵경기장 등을 볼 수 있다. 지상과 달리 상공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유리로 막힌 전망대와 달리 그물 너머 서울 풍경을 보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서울달이 서울의 관광콘텐츠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이날 여의도공원을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도 서울달의 탑승을 문의하기도 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특히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꼽히는 여의도한강공원, 더현대 서울 등과 동선상 연결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날씨는 기구 이용에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기구의 특성상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이용할 수 없다. 서울달에 앞서 수원에서 운영 중인 가스기구인 ‘플라잉 수원’ 역시 바람 등 날씨로 인해 운행이 취소되는 경우가 잦다. 예약시간에서 지연되는 일도 다반사다.
서울달은 정기 시설 점검이 진행되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일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탑승료는 성인 기준 2만50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 소지자는 10%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 측은 “탑승객이 예약할 수 있게 홈페이지를 구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날씨 등의 문제로 캐치테이블로 대기 현황을 알아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