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스타트업들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대기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발굴한 유망 사업 아이템과 LG유플러스와의 협업 시너지 창출 가능성 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보기술(IT) 및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서 분사한 사내벤처 스타트업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00억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21년부터 신사업 발굴을 위해 사내벤처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시도가 약 3년 만에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 사내벤처들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의 80% 이상은 외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20%는 LG유플러스의 초기 투자 자금이다. LG유플러스는 사내벤처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사업성 평가를 통해 수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사내벤처 제도는 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외부 전문가와 경영진이 평가를 진행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발된 사내벤처팀은 전문 액셀러레이터로부터 약 6개월 동안 성공 가능성을 검증받고, 사업 모델을 고도화한다. 이후 경영진의 최종 평가를 통해 사내벤처팀은 사업을 지속하거나 종료하게 된다.
그동안 LG유플러스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스타트업은 총 8곳이다. 물류 플랫폼을 비롯해 헬스, 콘텐츠 등 분야도 다양하다. 디버(물류 관리), 위트레인(헬스 PT 플랫폼), 아바라(렌터카·신차 탁송), 플레이몽키(키즈 콘텐츠), 얼롱(반려동물 여행 플랫폼), 엄마의캘린더(육아 SNS), 케미컴퍼니(데이팅앱), 미니멀메이즈(숏폼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디버와 위트레인, 케미컴퍼니 등이 국내 대형 VC와 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을 받았다. 캡스톤파트너스(452300), SJ투자파트너스,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우리금융캐피탈, 더인벤션랩 등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취임 후인 202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사내벤처들의 투자 유치 사례가 늘었다. 황 대표 취임 후 사내벤처로 유입된 투자금 규모가 전체 금액의 90%에 달한다.
사내벤처로 출발해 분사한 스타트업과 LG유플러스와의 협업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배송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디버는 LG유플러스의 신사업인 화물 중개 서비스 '화물잇고'의 파트너사로 활동 중이다. 또 비대면 놀이 플랫폼 플레이몽키는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서비스 '아이들나라'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얼롱은 LG유플러스의 반려견 사업 확장에 따른 협력 강화를 위해 영업양수를 거쳐 '포동'으로 브랜드를 일원화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고객 수요에 맞춘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사내벤처 육성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