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유일한 경쟁사로 주목받던 AMD의 주가는 3월 초 고점 기록 이후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기대감이 과도했기 때문이고,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술주 전반의 조정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AMD의 AI 반도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연초부터 증권가에서는 올해 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대해왔다. AMD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가이던스(예상치)는 45억 달러에 그쳤다. 회사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투자자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AMD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AI 기대감을 차치하고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과 이익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작년부터 AI는 AMD 밸류에이션의 근간이자 주가 상승의 핵심 서사다. 하지만 기대감이 조절되는 과정에서 AMD의 밸류에이션은 어느덧 AI 기대감이 반영되기 직전(2023년 5월) 이하 수준까지 하락했다. 한때 후발주자로서 엔비디아 보다 높게 거래될 정도로 부담스러웠던 과도한 AI 프리미엄이 사라진 상황이다.
반면 AMD의 본업은 이익 상향 사이클에 돌입할 예정이다. 중앙처리장치(CPU)는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이기도 하지만 신규 아키텍처(Zen 5) 기반 PC와 서버 CPU 출하가 시작되며 신제품 사이클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사 인텔의 전망과 비교해보면 양사 모두 AMD가 점유율을 늘려 나갈 것으로 전망 중임을 알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머큐리 리서치에 따르면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23.1%에서 올해 2분기 24.1%까지 확대됐다.
단기 변동성은 존재할 수 있지만, 주가는 이론적으로 이익에 수렴하기 마련이다. AI 프리미엄이 사라진 상황이라, 이제는 본업의 이익 성장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AI 반도체의 기여 없이 본업만으로도 AMD의 이익 전망은 다시 상향되기 시작할 전망이라면 적정가치 역시 높아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은 회의적이지만 만약 AI 반도체가 추가적인 성과를 보여준다면 밸류에이션은 언제든 다시 재평가 될 수 있다. 즉, 상승 여력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