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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증가 심상치 않지만… 정부가 마스크·병가 등 ‘의무화’ 않는 이유는

올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이 입원환자 수가 지난주 올들어 처음 네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방역지침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대부분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확진 시 병가 사용 모두 ‘권고’ 사항이며 진단검사도 유료로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하면서 너무 이른 축포를 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도 일상적 감염병으로서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만큼 방역수칙을 ‘강력 권고’하는 선을 넘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판매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가 판매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입원환자 5주새 15배↑… 치료제는 품귀


19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설명을 종합하면 8월 2주 차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357명을 기록했다. 5주 전인 7월 1주 차의 91명에 비해 무려 14.9배나 급증한 수치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네 자릿수에 진입한 것은 물론 지난 겨울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당시 기록했던 2월 첫째 주의 875명도 넘어섰다.

경증 환자도 급증세다. 코로나19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6월 2240명에서 7월 1만 1627명으로 한 달 동안 5.1배 늘었다.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이달 셋째·넷째주 상당수 초등학교의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14일 전국 회원 병원 중 42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아동 환자를 집계한 결과 지난주(5~9일) 108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주 전인 지난달 22~26일 387명보다 약 2.79배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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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정부가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초기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일부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등 혼란도 생기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팍스로비드·라게브리오는 병원에 따라 입원환자만 처방 가능한 병원과 응급실 내원환자도 처방이 되는 병원이 나눠져 있다. 약국도 일부 약국에서만 약을 받을 수 있다”며 “환자는 늘어나는데 치료제는 아직도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16일 서울시내 약국에서 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들고 있다. 뉴스116일 서울시내 약국에서 약사가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들고 있다. 뉴스1


정부 “일상적 사회분위기 개선에 초점… '권고'도 당연히 지켜야 할 문화”


하지만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과 위기경보 단계가 하향되고 강제적 방역 지침이 사라진 후 이른바 ‘깜깜이 확진’ 우려도 크다. 증상이 있어도 확진 여부를 검사하지 않을 뿐더러 확진자 역시 별다른 조치 없이 출근 등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코로나의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내려가면서 확진 검사와 입원 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은 대폭 축소됐다. 확진자에 대한 생활지원비와 코로나 유급휴가를 제공한 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단됐다. 올 5월에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관심’으로 하향되며 기존 5일 격리 권고였던 확진자 격리 방역지침은 ‘주요 증상 호전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완화됐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격리,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지난 15일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발표하며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 의료기관·감염취약시설 등 방문 때 마스크 착용 등을 담았다. 모두 권고사항이다.

홍정익 질병청 감염병정책국장은 지난 16일 백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권고’가 ‘의무화’는 아니지만 당연히 지켜야 할 문화, 당위로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코로나19는 상시 감염병, 일상 감염병으로서 관리 중으로 언제든 환자가 증가할 수도 감소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경우 비상대책 수준으로 조치를 강화하기보다 일상적 마스크 착용, 감염병 예방수칙, 아프면 쉬는 문화 등 일상적 사회분위기를 개선하는 쪽으로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은 이미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분들이 많고,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을 부탁하는 차원에서 예방수칙을 만들었다”며 “의무화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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