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18일 민주당의 역대 대표 선거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당대표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을 임명하며 ‘이재명 2기 체제’ 당직 인선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득표율 85.4%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얻은 역대 최고 득표율 77.77%를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가 연임한 것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김두관, 김지수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12.12%와 2.48%에 그쳤다.
2기 지도부를 함께할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직전까지 수석대변인을 지낸 강동구청장 출신의 이해식(재선) 의원이 임명됐다. 이 의원의 후임 수석대변인은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 선임 부의장을 지낸 조승래(3선) 의원이 맡는다.
당대표 출마 슬로건으로 ‘먹사니즘’을 내세운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도 민생 위기 극복을 강조하며 정부와 여당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서 윤석열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지난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대통령님의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영수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질 사안, 국가 경영에 관한 국정 중요 사안은 다 논의할 수 있다”고 열어뒀다.
한 대표를 향해서도 회담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등 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간 반대 입장을 밝혔던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생각을 바꾸지는 않았다”면서도 “의견이 접근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도 할 수 있는 게 정치”라며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내 이견이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는 “170명이 넘는 의원이 있는 정당에서 언제나 정책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어떤 정책에 대해 지도부가 결정하면 무조건 따르는 방식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상속세에 대해서는 “세율 인하에는 반대한다”며 “배우자 일괄공제의 액수를 높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협치를 강조한 한편 5명의 최고위원 자리를 강경 인사들이 채우며 대여 공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표의 ‘러닝메이트’ 격인 김민석 후보가 득표율 18.23%로 수석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했고 전현희(15.88%)·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후보가 뒤를 이었다. 민형배(9.05%) 후보와 강선우(5.62%)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렀다. 신임 최고위원들은 선거 기간 내내 대정부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만큼 새 지도부와 정부·여당의 강대강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명팔이’ 논란을 빚은 정봉주 후보는 6위(11.70%)로 낙선했다. 정 후보는 선거 초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1위를 달리며 원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고, ‘당내 이재명팔이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 대표와 각을 세우며 순위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