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동훈·이재명, 정쟁 접고 ‘성장 회복’ 놓고 집권 능력 경쟁하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달 25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갖기로 했다. 22대 국회에서 여야 대표가 의제를 갖춘 공식 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18일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수락 연설을 통해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고, 한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시간과 장소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지긋지긋한 쳇바퀴 정쟁의 반복을 막지 않으면 국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여야 정당의 수장이 대화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도전을 염두에 둔 두 대표가 한목소리로 ‘민생’을 앞세우는 것은 고무적이다. 한 대표는 이날 대표 회담 의제에 대해 “우리 둘 다 이제는 민생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민생 문제와 정국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전날 ‘채 상병 특검법’을 대표 회담 의제로 거론한 데다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핵심 의제로 고집할 수도 있어 두 사람의 회동이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기사



두 사람은 여야 대표 회담을 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한 협치 모색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때마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여당 발의안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가맹사업법, 반도체 지원 특별법 등을 전체회의에 상정해 협치의 물꼬를 텄다. 여야 대표는 이번 회담 테이블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또는 유예, 종합부동산세 및 상속세 완화, 연금 개혁 의제 등을 올려 입법 결실을 거두도록 해야 한다.

이 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멈춰 선 성장을 회복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 대표도 지난달 대표 경선 당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내세웠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 선 아래로 추락할 위기에 처한 암담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대표가 할 일은 탄핵·특검 강행과 포퓰리즘 입법 폭주를 멈추고 민주당이 ‘성장 동력 점화’ 비전을 가진 수권 정당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 대표도 국민의힘을 전면 쇄신해 민생 문제를 풀어가는 책임 있는 집권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두 대표가 무한 정쟁을 접고 ‘지속 가능한 성장’ ‘성장 회복’ 비전과 정책을 놓고 경쟁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