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기술 탈취시 최대 5배 징벌배상”…고강도 기술탈취 방지대책 본격 시행

개정 ‘부정경쟁방지법’·‘특허법’ 21일부터 시행

특허청이 직접 시정명령 및 불이행 시 과태료 부과





앞으로 기술탈취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가 3배에서 5배로 강화되고, 아이디어 탈취행위 등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특허청장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불이행 할 경우 최대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허청은 21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및 ‘특허법’이 시행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특허권 △영업비밀 △아이디어 탈취행위 등 기술탈취 행위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자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3배에서 5배로 강화했다. 이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나 영업비밀 등을 보유하기보다는 ‘기술을 베끼는 것이 이익’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피해기업 입장에서는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손해배상액이 충분하지 않아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의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5배 징벌배상은 국내·외를 비교해 보아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특허청의 설명이다. 영업비밀의 경우 강력하게 기술을 보호하고 있는 미국도 최대 2배까지만 징벌 배상을 하고 있고, 5배 배상은 현재까지 중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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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의 기술 거래과정에서의 아이디어 탈취행위 △유명인의 성명·초상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퍼블리시티 침해 등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특허청장이 직접 나서서 시정명령을 한다.

종전에도, 특허청은 부정경쟁행위 등에 대해 행정조사를 하고, 위반행위가 인정될 경우 시정권고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정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 수준에 불과할 뿐 강제력이 없어 부정경쟁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을 막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행정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해, 계속되는 기술탈취 상황을 신속하게 중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청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반행위자는 최대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여기에 영업비밀 침해범죄, 부정경쟁행위 위반 범죄는 법인의 가담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해 법인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 부정경쟁행위를 억제할 수 있도록, 법인의 벌금형을 행위자에게 부과된 벌금의 최대 3배까지 강화한다. 또 영업비밀 침해품뿐만 아니라 그 제조설비까지도 모두 몰수할 수 있는 규정을 새롭게 도입한다. 이를 통해 침해품 재생산 등에 의한 2차 피해를 사전에 차단한다.

이밖에 영업비밀의 훼손, 멸실, 변경행위에 대한 규정이 신설된다. 부정취득·사용·누설 등 전통적인 영업비밀 침해행위 영역을 벗어나 이루어지는, 해킹 등에 의한 영업비밀 훼손·삭제에 대해서도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처벌이 가능해진다.

영업비밀을 부정한 목적으로 훼손·삭제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보다 무겁게 처벌된다. 종전에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했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최근 국내·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술탈취 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보호 제도를 현실에 맞도록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특허청은 기업이 혁신 동력을 잃지 않도록 기술탈취 등을 방지하고 기술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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