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1일 이른바 ‘반쪽 광복절’ 등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빚어진 논란에 대해 “역주행”이라고 비판하면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사구시 정치철학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 포럼’ 축사에서 최근 발간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회고록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정당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김 지사는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역사 발전’이란 문장에 주목하면서 집권 3년 차 윤석열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고 왜 김대중 대통령께서 역사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며 “윤석열 정부 들어서 그동안 해 왔던 여러 가지 일들과 국가의 역주행하는 것들, 특히 최근에 심지어 광복절까지도 이념화하는 것을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말이 꼭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순간 해 봤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산업화하고 난 그 후유증으로 인한 지금 만들어진 경제 틀, 다시 역행 하는 선출된 권력의 민주화에 대한 퇴행, 미완의 복지국가. 평화는 할 듯 할 듯, 될 듯 될 듯하다가 다시 후퇴하는 이런 모습 보면서 ‘어쩌면 역사는 단기적으로, 순간적으로는 퇴보할 수도 있는가 보구나. 다만 길게 봐서는 발전의 길을 가는 거구나. 그러니까 김대중 대통령께서 ‘나는 끝까지 국민과 역사를 믿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40여 년 전 공직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당시 받았던 공무원 명패와 20여년 전 국민의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김 전 대통령에게 받은 탁상시계,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의 실사구시 정신으로 경기도정을 다잡고 남은 공직생활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한겨레미디어가 주최하고 김대중평화센터,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주관했다. 경기도는 행사를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