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약 11%(1조 5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과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12조 5000억 원으로 작년 동기(14조 1000억 원) 대비 11% 줄었다.
시중은행 순이익은 6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 원 감소한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각각 1000억 원, 1700억 원씩 증가했다. 특수은행 순이익은 4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 4000억 원) 대비 1조 6000억 원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한화오션 경영정상화로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이 29조 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29조 4000억 원)보다 1.4%(4000억 원) 늘었다. 이자수익자산은 4.1% 증가했으나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NIM은 0.06%포인트 감소하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비이자이익은 3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8000억 원) 대비 11.4%(4000억 원)이나 줄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관련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 2000억 원씩 증가했으나 외환‧파생관련이익이 6000억 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대손비용은 2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 1000억 원) 대비 15.9%(5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상반기 특수은행의 한화오션 관련 충당금 환입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 산정방식 개선 등에 따라 국내은행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국내은행의 영업외손익은 1조 4000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 원) 대비 2조 3000억 원 감소했다. 작년 상반기는 한화오션 투자지분 손상차손 환입으로 영업외손익이 증가한 반면, 올 상반기에는 ELS 관련 충당부채(1조 4000억 원)가 적립된 영향이다.
금감원은 “ELS 관련 충당부채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고 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기 시에도 은행이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