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부사장은 최근 1년 넘게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꾸준히 장내 매입해왔다. 지난해 4월 5만 주(0.03%)를 처음 취득한 뒤 올해 5월까지 수십 차례 장내에서 지분을 모았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한화(36.31%)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현 보유 주식 수는 총 450만 주(2.32%)까지 늘었다.
김 부사장이 23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보통주 3400만 주(17.54%)를 대상으로 하는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지분율은 19.86%로 높아진다.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장내 매수하고 이번에 공개매수까지 진행하는 것은 그룹이 진행 중인 3세 승계 과정과 연결돼 있다. 3형제간 승계 분야가 정리되면서 김 부사장이 맡는 한화갤러리아 등 유통업 분야에서 장기적 성장을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유통업의 경우 불황으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어서 프리미엄을 붙인 공개매수를 통해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 유통 주식 수가 약 60%에서 43%로 줄면 주당 가치 상승으로 주주의 이익을 가져온다. 대주주가 개인 자본을 투입해 미래 주가에 책임지겠다는 의지인 만큼 대내외에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당시 해외토건사업본부와 신성장전략팀에서 일했다. 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 출신답게 친화력이 좋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본격적으로 유통 관련 경영 일선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21년부터다. 당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 상무로 근무했고 이듬해 전무로 승진하며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직을 맡았다.
김 부사장의 리더십을 통해 성과를 낸 분야는 대표적으로 식음료(F&B) 사업이 있다. 그는 미국의 버거 업체인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진출을 주도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출범 1년 차를 맞은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4개 점포가 글로벌 매출 10위권에 들었을 정도다. 와인 유통 업체 비노갤러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1일부로 미래비전총괄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김 부사장은 기존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직함을 바꿔 달았다. 앞으로 김 부사장은 대표이사처럼 각 사업 부문 임원들로부터 별도 보고를 받으며 신사업 비전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이와 함께 미래비전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는데, 이 TFT의 수장으로는 김 부사장의 미국 다트머스대 동문인 우장표 전 코너스톤파트너스 대표가 영입됐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김 부사장이 갤러리아의 경영에 더욱 깊숙이 관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백화점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것은 김 부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백화점 부문은 회사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데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8.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