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안한 고층빌딩 화재구조 …소방 에어매트 80%는 ‘5층 높이’

10층 높이 에어매트 13.3% 불과

현장 소방서 '10층 에어매트' 1개

그마저도 구매한 지 18년 지나







경기 부천의 호텔 화재로 숙박객 2명이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로 추락해 사망한 가운데 미비한 에어매트 관리 실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고층 화재 현장에서도 에어매트가 사용됐지만 정작 전국 소방서가 보유한 에어매트 중 80%는 ‘5층 높이’ 화재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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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공기안전매트 보유 현황’에 따르면 전국 소방 에어매트 1582개 가운데 80.3%(1270개)는 5층 높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화재가 일어난 9층 건물에 쓰일 수 있게 제작된 ‘10층 높이’ 에어매트는 13.3%(210개), ‘20층 높이’ 에어매트는 2.6%(42개)에 불과했다.

문제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 인증하는 에어매트는 ‘5층 높이’에 국한된다는 사실이다. 시중에는 7~20층용 에어매트가 거래되고 있지만 ‘소방 장비 기본 규격’에서 관할하는 에어매트의 규격은 16m 이하다.

이 때문에 7층 높이 이상의 에어매트는 소방서 차원에서 시중 유통 제품을 개별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부천소방서가 채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10년간 연도별 공기안전매트 보유 및 구매 현황’에 따르면 사고에 쓰인 10층 높이 에어매트는 단 1개에 그쳤다. 이마저도 부천소방서 서부119안전센터에서 2006년 구매한 것으로 화재 발생 18년 전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보유량 중 대부분(91.7%)을 차지한 5층 높이 에어매트는 2016년 구매한 것이 가장 오래된 장비였다. KFI 인증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5층 높이 에어매트와 달리 10층 높이 에어매트는 수도 적은 데다 사용 기한마저도 훌쩍 넘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에어매트 관리 체계가 정비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층 화재 현장에서 에어매트는 큰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면서 “사용할 때를 대비해 내용연수가 지난 장비는 최신식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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