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된 여야 대표 회담이 11년 만에 성사돼 다음 달 1일 국회에서 생중계 없이 진행된다. 채 상병 특검법과 의료대란 등 쟁점 의제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조율이 필요해 회담 당일까지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민의힘,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가 9월 1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각각 밝혔다. 당초 이달 25일 대표 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이 대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하면서 연기됐다.
회담은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대변인이 배석한 3+3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이던 생중계 여부는 모두발언만 공개하기로 했다. 박 실장은 “많은 분들이 생중계를 원하지만 (한 대표가) 민생 해결을 위한 대표 회담이 성사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다소 양보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도 “회담 성과가 매우 회의적일 것이라는 당내 여론에도 민생경제 위기와 의료대란 등으로 국민 고통이 극심하고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의 회복이 긴요하다는 측면에서 이 대표는 대승적으로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고 했다.
양당이 회담 일정에는 합의했지만 의제에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쟁 중단, 정치 개혁, 민생 회복 등의 주제를 제시했고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의료대란 등을 논의하자고 주장해왔다.
특히 의료대란을 회담 의제로 다룰지 여부를 두고 여야가 엇갈린 입장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인한 의정 갈등이 주요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의정 갈등은 주요 의제로 확실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정 갈등 및 의료 공백 문제는 국회에서 법이나 예산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반박한다. 박 실장은 “정부와 의협의 대화 결과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당 대표 비서실장은 30일 다시 만나 회담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예방·면담 등의 형식이 아닌 의제를 갖춘 공식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대표 공식 회담도 2013년 황우여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이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