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 침공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집중 포화에 나섰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공격에 집중하는 틈을 타 전세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번 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도시 포크로우스크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은 동부 최전선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포크로우스크는 도네츠크 지역의 주요 철도 및 도로를 연결하는 곳 중 하나로 포크로우스크 방어에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군 전체 보급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핀란드의 군사연구단체인 블랙버드그룹이 분석한 위성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포크로우스크에서 불과 8㎞ 떨어진 곳까지 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지 당국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전력을 쿠르스크 작전에 집중하면서 도네츠크 방어가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선임연구원은 "포크로우스크에서 러시아군의 승리는 경험 많은 우크라이나 보병의 부족과 쿠르스크 공세에 자원을 전용한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포크로우스크 인근 포병부대 병사들은 러시아군에 비해 화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인 올렉사드르 코발렌코는 텔레그램을 통해 포크로우스크 동쪽 가장자리의 상황을 "완전한 방어 실패"라고 평가하며 "문제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군 지휘부를 비판했다.
실제 지난 6일 이후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항공 및 드론과 포병 전력으로 전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 분석그룹인 프론텔리젠스는 “포크로우스크가 함락될 경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드니프로로 진격해 통제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