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방공업공장 건설과 관련해 ‘속도보다는 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방병원 설립에 대해서는 “무조건 당해연도에 완공하라”고 말해 모순된 입장을 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이 지난달 24∼25일에 이어 31일 함경남도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척 상황을 보고 받고 만족을 표한 뒤 현장에서 따라야 할 원칙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에서 기본은 질"이라며 “속도에 치우쳐 질을 경시하는 (행태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당의 지방건설정책에 저해를 주는 해독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설 현장 간부들에게 ”뜬 구호나 외치는 유람식, 멋따기식 지도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현장에 동원된 군인들을 위해 원만한 작업환경, 깨끗한 생활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지방발전사업협의회를 소집해 전국에 공장을 지을 때 선진적인 보건시설, 과학기술 보급 중심, 양곡관리시설을 동시에 지어야 한다는 ‘3대 건설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대 과제 중에서도 전국 시, 군에 병원을 짓는 것이 자신의 ‘숙원사업’이라며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현대적인 보건 시설건설을 ‘지방발전 20×10 정책’에 추가하며 무조건 당해연도에 완공해 각 지방인민들에게 안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방공장 건설 현장에서는 속도보다 질을 강조하면서 병원 건설에서는 속도전을 지시한 것이다.
지방발전사업협의회는 그동안 북한 매체에 등장한 적이 없는 협의체다. 김 위원장이 최근 '지방발전 20×10' 계획에 3대 건설 과제를 지시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올해 1월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제시한 이후 이번에 새롭게 보건시설, 과학기술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이라는 3대 건설과제를 새롭게 추가했다”며 “이왕 지방발전 건설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지방발전정책을 보건, 과학, 교육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정책으로 완성하겠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병원의 연내 완공을 지시한 것은 수해로 민심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를 다독이려는 의도도 들어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