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들이 소액 자산관리(WM) 시장에 진출한다.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어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에 대해서도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은행들은 WM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비이자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최근 집합투자증권 인가 컨설팅 공고를 내고 투자중개 및 투자매매업 인가를 획득해 투자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WM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펀드 직접 판매나 중개 영역까지도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2022년 ‘목돈 굴리기’ 상품을 통해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투자 상품들 중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별해 고객들에게 소개해왔다. 주로 발행어음과 국고채, 은행채, 우량 회사채 등이 대상이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은행 PB 서비스는 자산이 10억 원 이상은 있어야 받을 수 있지만 자체 시스템과 핀테크 기법을 활용하면 1000만 원에 대해서도 WM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고객들이 손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내년께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도 비대면 WM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고객 상황에 맞춰 3~4개 정도의 전략을 추천하면 고객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고객의 투자성향을 5개 수준으로 나눠 그에 맞는 맞춤형 WM 전략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 올해부터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출시 당시 6개 상품에서 현재는 9개 펀드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 펀드 운용 성과, 위험 통계 지표, 투자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천 펀드를 엄선한다. 이미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만큼 고객 WM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비대면 WM에 대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지적하지만 인터넷은행 업계는 오히려 그럴 위험이 더 적다고 보고 있다. 비대면 판매기 때문에 고객이 상품을 선택할 때 권유하거나 재촉하는 직원이 없고, 투자 전략을 선택할 때까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완전판매 요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WM 서비스 대중화와 함께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금융사들보다 더 투명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