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직접 사고팔 수 있는 편의성과 낮은 보수 등으로 기존 공모 펀드 대비 ETF의 선호도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 정보 플랫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종의 TDF ETF 순자산은 지난달 30일 기준 1978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9.8% 급증했다. 같은 기간 ETF를 제외한 TDF 공모펀드 전체 순자산이 12조 36억 원에서 14조 8809억 원으로 24.0%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TDF ETF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TDF란 투자자의 목표 시점, 주로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펀드로 초기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 목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은퇴 시점에 따라 2040·2050 등 빈티지가 나뉘며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인프라, 물가 연동채, 리츠(REITs), 원자재 등 대체자산과 실물 자산에도 투자해 물가 상승 위험을 방어한다. 통상 공모 펀드로 출시돼 장기 투자자들이 연금 계좌에서 투자했지만 2022년 6월 ETF 방식으로도 상품이 출시됐다.
TDF ETF가 일반 공모 펀드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공모펀드와 마찬가지로 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가 가능한 데다 ETF 특성상 당일 매수, 매도가 가능하고 공모 펀드 대비 낮은 보수와 자산 내역이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되는 등 투자의 편의성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는 적립금의 30%는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하는데 TDF는 100% 안전자산으로 인정돼 상대적으로 주식 비중이 높은 TDF 2050을 활용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려는 투자자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다만 TDF ETF 순자산은 아직 전체 TDF 공모펀드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지난달 말 기준 ‘PLUS TDF 2060액티브’가 연초 이후 15.0% 올라 전체 TDF ETF 1위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연금 시장을 주도하는 TDF 시장에서 ETF가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ETF 자동 적립식 투자 서비스를 일반 계좌에서 연금저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이어 퇴직연금까지 확대하면서 연금 투자자들의 유입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