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이 매달 수 조원씩 급증하며 비상이 걸렸지만 올해 유럽 은행들의 주담대 증가율은 10년 만에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유럽인들이 주담대를 일으키지 않은 여파다.
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EY는 유럽은행감독청(EBA), 독일과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의 은행들의 자료를 토대로 올해 유럽은행들의 주담대 증가율이 '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2년 4.9%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둔화세다. 0.2% 증가를 기록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증가율이다.
이는 유럽의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2022년 금리를 0%에서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인 4.0%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지난 6월 3.75%로 인하했으며 물가 상승률이 둔화함에 따라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EY의 오마르 알리 글로벌금융서비스 부문 리더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주담대 성장이 정체됐지만 생활비와 차입비용이 낮아지면서 주택 구매와 소비자 및 기업 모두의 대출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Y는 주담대가 내년 3.1% 증가할 것으로 보고 2026년에는 4.2% 추가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기업 대출 역시 지난해 0.1% 감소하고 올해는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지만 2026년에는 성장률이 4.2%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한국의 상황과는 다른 것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는 8조 9115억원 급증해 7월 세운 사상 최대 증가세를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우리의 기준금리도 유럽 만큼은 아니더라도 2022년 1월 1.25%에서 2023년 1월 3.5%로 크게 올랐음에도 주담대는 부동산 상승 기대감 등에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