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더 무거운 처벌을 위해 공소장 변경을 검토한다.
11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공소장 변경에 대한 피해자 측 변호인의 의견이 있어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부에 피고인의 혐의를 중상해가 아닌 살인미수 또는 상습 특수중상해로 변경해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1심에서의 법정구속 이전까지 1년 3개월간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할 기회가 있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구형 전까지 피해자 부모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고 주변에 '1∼2년만 살고 나오면 된다', '아버지가 변호사 써서 도와줄 것'이라고 떠벌렸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태도에 분개해 친구들조차 재판부에 엄벌 탄원서를 냈다.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 때와 법정구속 이후의 태도가 달라졌다면 감형을 위한 양형 인자 중 하나인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A씨에 대해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검찰 측 변론 재개 요청을 받아들여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피해자 B씨의 어머니는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3∼5년 남았다는 우리 딸은 현재까지도 깨어나지 못하고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우리 딸이 잘못되면 저 피고인은 살인자가 돼 더 높은 형량을 받겠지만, 나는 지금 죽더라도 우리 딸을 하루라도 더 만지고 보고 싶다"며 "즐거웠어야 할 여행에서 우리 딸의 인생과 목숨을 빼앗은 피고인에게 제발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방청석에 있던 B씨의 아버지는 "20년 만에 다시 기저귀를 찬 딸의 숨이 언제 끊어질지 몰라 매일 장례를 치르는 악몽을 꾼다. 아무리 바라봐도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딸이 행여나 들을까 봐 귀에 계속 '사랑한다'고 말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다. 피고인이 아무리 엄중한 형을 받더라도 시한부 딸을 보는 부모보다는 마음이 편할 것"이라며 "10년도 모자라니 부디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B씨를 폭행하고 내던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목을 크게 다쳐 현재 뇌사 상태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행으로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한 식물인간이 됐다.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 복구 노력조차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