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손을 잡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약 2조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에 나선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약 50%의 지분을 확보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3일부터 10월4일까지 22일간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돌입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66만원으로 이날 종가인 55만 6000원보다 18.7% 높은 수준이다.
현재 영풍과 특수관계인은 고려아연 685만9254주(33.1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보유하려는 목표 주식 수는 최소 보통주 144만5036주(7.0%)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로 성공할 경우 영풍은 686만9254주, MBK파트너스는 301만4881주를 갖게 된다. 계획대로 최대 14.61%를 확보하려면 1조9964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양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함으로써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소~최대시 전량을 매수한다.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 예정 주식 수 비율대로 안분비례 해 매수한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1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2일간 영풍정밀 주식 최대 684만801주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한다. 12일 종가는 9370원으로 총 1368억원 규모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현재 89만8830주(5.71%)를 갖고 있으며 공개매수 성공시 양측은 49.14%로 지분율이 높아진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날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과의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MBK파트너스 주도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MBK파트너스는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부여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 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 및 특수관계인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MBK파트너스의 참전으로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은 새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장 씨 일가와 최 씨 가문의 75년 공동경영이 마무리되는 것을 넘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