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신인상 경쟁은 유현조(19·삼천리)의 굳히기로 무게가 쏠리는 듯했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했던 이동은(20·SBI저축은행)이 다시금 불꽃을 일으키며 신인왕을 향한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이동은은 13일 인천 영종도의 클럽72 하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총상금 8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채은·이제영과 함께 공동 선두다.
올 시즌 신인상 타이틀 경쟁은 지난주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종료를 기점으로 치열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으로 유현조가 1566포인트를 쌓으면서 2위(818포인트) 이동은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 올 시즌 4월 넥센·세인트나인 대회에서 1타 차 공동 2위 이후 톱10에 3차례 들었던 이동은은 최근 5개 대회에서 컷 탈락 3차례와 공동 46위가 최고 성적일 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동은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린 위 깃대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출 만큼 강한 바람에 비까지 쏟아졌지만 그는 페어웨이 안착률 100%의 안정된 티샷과 그린을 두 번만 놓친 정확한 아이언 샷을 뽐냈다.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는 254야드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버디로 마무리하며 장타자의 이점을 활용했고 후반 2번 홀(파4)에서는 70㎝ 거리의 손쉬운 버디를 추가했다. 6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낚고는 7번과 8번 홀까지 3연속 버디로 연결한 뒤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걸려 있는 신인상 포인트는 190점이다. 이후 8개 대회가 남은 만큼 이동은은 생애 첫 승과 분위기 반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이제영은 올해 누구보다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그는 톱10에 8차례 입상했는데 그중 준우승이 두 번, 3위가 세 번이다. 이달 초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1타 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공동 3위에 올랐다.
그런 3년 차 이제영도 공동 선두에 올라 생애 첫 승에 도전한다. 시즌 3승의 박현경은 4언더파 공동 7위로 출발했고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노승희가 5언더파 공동 4위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유현조는 이가영·이정민과 함께 이븐파 공동 54위로 첫날을 마쳤다. 대상 포인트, 상금 부문 1위를 달리는 박지영은 허리 부상으로 9개 홀을 치른 뒤 기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