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 중 귀걸이 모양의 이어폰을 착용했다는 음모론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뉴욕포스트,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극우 활동가이자 음모론자로 유명한 로라 루머는 소셜미디어(SNS)에 지난 10일 TV토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이 착용한 귀걸이가 주얼리 디자인 이어폰 브랜드 노바(NOVA)의 H1 무선 이어폰과 비슷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이를 비교한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은 귀걸이 선택이 흥미롭네요"라고 했다.
이에 소셜미디어에서는 해리스가 보좌관의 코치를 받을 수 있는 블루투스 장치를 착용했다는 음모론이 확산했다. 한 누리꾼은 "해리스가 귀걸이 이어폰을 사용해 속임수를 쓴 것 같다"며 "진정한 승자는 트럼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글 데이터에 따르면 루머의 이 같은 주장 이후 노바의 H1 제품 검색이 급증했다.
이번 토론에서는 두 호보가 일체의 자료도 지참할 수 없었다. 토론 도중 휴식 시간에도 관계자들과 상의하거나 메이크업도 수정할 수 없는 등 정보가 엄격하게 제한됐다. 선거 캠프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이어폰도 사용할 수 없었다.
CBS는 H1 이어폰의 경우 귓불을 감싸는 반면 해리스의 귀걸이는 피어싱 형태로 매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가 착용한 귀걸이는 티파니의 '사우스 시(south sea)' 진주 귀걸이로 추정된다. 해리스는 TV토론 다음 날 9·11 테러 23주년 추모식에서 같은 귀걸이를 착용했다.
인디펜던트는 “그러자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해리스가 800달러(약 106만원)에 달하는 귀걸이를 착용했다고 비판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와 6월 백악관에서 개최된 준틴스 콘서트에서도 같은 귀걸이를 착용한 적 있다.
H1 이어폰의 제조사 아이스바흐 사운드솔루션도 이 같은 음모론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이 회사의 전무이사 말테 이베르센은 성명을 통해 해리스가 우리 제품을 착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 제품이 대통령 토론회에서 사용되도록 특별히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 모두에게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남성용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며 "주황색은 다른 색상들과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색상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가 주황색의 미국 교도소 수감자복을 입을 때 이와 어울리는 디자인의 이어폰을 만들기 어렵다고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TV토론에 대해 트럼프도 직접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아마도 정답을 알고 있는 것 같은 누군가의 조작된 쇼를 지켜봤다”며 “솔직히 어제 해리스가 말하는 것을 봤는데, 끔찍하게 질문에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이터-입소스에 따르면 이번 TV 토론에서 해리스가 이겼다고 답한 응답자는 53%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가 승리했다고 답한 응답자(24%)의 2배 이상 수준이다.
CNN 조사에서도 해리스가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63%였고 트럼프가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에 그쳤다.
트럼프는 12일 SNS를 통해 “세 번째 토론은 없을 것”이라며 해리스가 제안한 추가 TV 토론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