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들의 자녀 세대가 높은 양육비 부담에 자녀를 낳지 않으면서 적적한 노인들이 위탁조부모 아르바이트로 적적함을 달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합계 출산율은 1.6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WSJ는 젊은 세대가 높은 주택 비용과 학자금 대출로 인해 자녀 양육에 드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거나 아이를 낳는 것이 직업적 목표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볼링그린주립대의 국립가족결혼연구센터(NCFMR)의 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 50~90세 성인의 약 절반이 손주를 봤다. 지난 2018년 57%였던 것에서 감소했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베이비붐 세대에게 손주를 가진 친구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캘리포니아주(州)의 앤 브레노프(74)는 "얼마 전 딸이 임신한 친구와 함께 아기 옷 쇼핑을 가게 됐는데 부러웠다"며 "손주들에게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고 저에 대한 기억을 갖게 하고 싶지만 내게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WSJ에 말했다. 브레노프의 두 성인 자녀들은 아이 계획이 없다.
이처럼 부모세대와 자녀세대 간 가치관은 어느새 확연히 달라졌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60대 여성은 아들에게 아이를 낳으면 근처로 이사해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아들의 반응은 냉랭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조카 손주를 돌보며 마음을 달랬지만, 아들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기쁨을 경험하지 못해 내심 아쉽다고 말했다.
조부모가 되고 싶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위탁 조부모' 봉사로 눈을 돌렸다 위탁 조부모는 55세 이상 자원봉사자와 장애 아동, 저소득층 자녀 등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일대 일로 연결해주는 봉사활동이다. 현재 약 2만5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지역 아동들의 조부모가 되어주고 있다.
위탁 조부모 운영기관 아메리코(AmeriCoprs) 관계자는 "조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어린이의 삶에 조부모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자에게 시간당 3달러(약 4000원)의 활동비를 지급하지만, 이들은 돈보다 보람이 더 크다고 말한다. 플로리다주의 위탁 조부모 봉사자인 바바라 버넷(81)은 "제 급여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나를 살아있게 하고, 목적을 갖게 한다"고 폭스뉴스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