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 정책에도 불구하고 분당 지역 재건축 가능 아파트 단지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를 앞두고 재건축이 유력한 단지들을 위주로 매수세가 몰리기 때문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분당구 서현동 시범현대 아파트 전용면적 174.58㎡는 직전 최고가 대비 5억 5000만 원 오른 21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시범현대 아파트는 시범우성 아파트와 통합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미 이달 초 주민 동의율 90%를 돌파한 상황이다. 시범우성 아파트 전용면적 84.88㎡도 지난달 22일 직전 최고가와 같은 13억 9000만 원에 팔렸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기준 중 주민 동의율(60점)의 배점이 가장 큰 만큼 재건축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선도지구 공모를 위한 동의서 접수에 한창인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12일 양지마을 금호아파트 전용면적 198.45㎡는 직전 신고가인 22억 8000만 원보다 4억 5000만 원 높은 27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 수내동 내 파크타운 아파트 역시 새로운 최고가가 나왔다. 지난달 22일 파크타운 전용면적 186.09㎡는 직전 최고가보다 8500만 원 오른 21억 65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며 “매물이 점점 줄어 호가는 더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금이 적은 중·소형 주택형도 추가 분담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구미동 하얀마을 주공5단지 전용면적 36㎡는 이전 최고가 대비 1억 1500만 원 높은 6억 40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하얀마을 주공5단지는 현재 까치마을 1·2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준비 중인 가운데 시범현대와 마찬가지로 주민 동의율 90%를 넘겼다. 샛별마을 삼부 아파트의 전용면적 74㎡는 5년 만에 약 60% 오른 9억 5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대출 규제에도 분당 아파트 매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재건축 이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서도 성남 분당구는 전주 대비 0.36%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성남 수정구(0.47%) 다음으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