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울산시와 울산시의회에 이어 울산상공회의소도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울산상공회의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울산상의는 고려아연에 대해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비철금속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도시 울산을 선도해 온 자랑스러운 기업이다”며 “아연, 납, 은 등의 제련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차전지 핵심 소재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밝혔다.
울산상의는 이어 “사모펀드의 본질적 목표인 단기간 고수익 달성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 축소, 핵심인력 유출, 나아가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수 있으며, 기술 유출 및 2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 약화는 물론 울산의 산업 생태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울산상의는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사모펀드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울산상의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국가 핵심산업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전략적이고 제한적인 개입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에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려 할 때 미국 정치권이 저지했고, 호주가 중국계 기업의 리튬 광산 인수를 막은 사례처럼, 우리 정부도 국가 기간산업의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울산상의의 주장이다.
울산상의는 “지난 반세기 동안 울산시민의 땀과 애정이 녹아 있는 지역의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켜내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갖기 운동 등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